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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캐나다 정호 이모로 부터 온 편지
관리자 2006-08-08

안녕하세요 전 신정호에 이모되는 윤경희라고 합니다.

제가 이곳 캐나다에 온지도 어언 10여년이 지났습니다. 1994년 엄마 아빠 손에 이끌려 처음 도착한 이곳은 조용하고 깨끗한 도시이긴 했지만 제겐 낯설고 두려운 곳이기도 했지요.  그래서였는지, 정호가 이곳 캐나다로 온다는 소식을 들었을땐 조금 걱정을 했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6학년때 이곳에 와서 힘들게 영어를 배우던 일들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일년이라는 시간이 정호를 보낸 부모님께는 긴 시간이겠지만,  막상 한 나라의 언어를 배우기엔 많이 부족한 시간이니까요. 주변의 많은 유학생들과 이민온 아이들이 겪는 어려움. 학교에 덩그러니 앉아는 있는데 무슨소리인지 들리지는 않고, 내가 정말 바보가 된 기분, 이 기분을 정호가 어떻게 이겨낼수 있을지 걱정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언니(정호 엄마)가 정호가 의사소통하는데는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그 의사소통의 수준을 알수가 없었고, 간단한 의사소통을 하는것과 학교 수업을 받는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였습니다.

처음 학교 등록을 하러갔을땐 정호가 도착하기 전이라서 제가 직접 혼자 가서 했는데 그 쬭에서도 ESL (English as Second Language) 프로그램이 없는 학교이기에 많이 걱정하고 망설이면서 일단 정호를 받아주기는 했지만 정호가 잘 적응하고 학교 수업을 따를 수 있을지는 의심스러워 하는 눈치였어요.  일단은 정호가 입학하고 나서 정 힘들어하면 교육청과 의논해서 ESL 선생님을 구해보자고 하더군요. 그곳 학교에는 한국 아이가 4명 정도 있었는데 이도 이민자나 유학 온 아이들이 아니라 그곳에서 태어난 캐내디언이었기에 학교에서도 조금은 부담되는 듯 했습니다.

정호가 막 도착했을 땐 영어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가 조금 힘들더군요, 환경도 갑자기바뀌고, 조금 어색하기도하고 쑥쓰러워서였는지 영어로 말하는걸 꺼려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러나 학교에 입학하기 전 일주일 동안 우리집에 머물면서 조금씩 말문을 열더니 홈스테이 하는 곳으로 집을 옮길때 쯤에는 영어로만 대화하려고 하더군요. 처음부터 발음이랑 듣기실력이 상당해서 많이 놀랐어요. 발음은 이제 막 한국에서 온 사람이라는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였고  듣기도 상당실력으로 되더라구요. 언니는 정호가 의사소통하는데 문제가 없을거라 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의사소통이 아니라 대화가 되는 수준이였어요. 단순히 의사를 전달하는게 아니라 자신의 생각까지도 정확히 전달한다고나 할까. 단어도 꽤 많이 알고 있었어요.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하도 심심해 하길래 제가 예전에 읽던 책을 몇 권 주었는데 몇 몇 어려운 단어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문장을 이해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정호랑은 영어로 대화하게 되었고 그 덕분에 저의 어설픈 한국어 실력이 아직도 들통나지 않고 있지요.

대학시절 한국학생들을 상대로 영어를 가르친 적이 있었습니다.

영어 하나 배워보겠다며 힘들게 유학온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나름대로 열심히 가르치고 있는데 정말 허송 세월 보내는 아이들도 많은게 사실입니다. 이민 온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민 온다고 해서 영어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아이들도 똑같이 노력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야말로 의사소?정도의 영어로 만족해야 합니다.

예전에 제가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레스토랑이 있었습니다. 일본사람이 주인이었는데 일은 좀 까다롭지만 시간당 급여가 높았고 팁도 많이 나오는 곳이었습니다. 4학년 마지막 학기가 되면서 논문 준비가 바빠지자 그곳을 그만두게 되었는데 남주기가 너무 아까워서 제 친구를 소개시켜준 적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저랑 같은 시기에 이민을 와서 이곳에서 고등학교 까지 졸업한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면접에서 떨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소개시켜줬는데 면접에서 떨어졌다는게 속상해서 사장님께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장님의 이유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제 친구가 영어를 잘 못한다는 것이였습니다. 그저 단순히 의사소통이 되는 정도지 자기가 원하는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캐나다에서 산다고 해서 다 영어를 잘 하는건 아닙니다. 10년을 살았어도 고급 레스토랑에서 조차 통하지 못하는 영어라니. 뭐 물론  사장님의 괜한 트집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그런 말을 들었다는 사실이 못내 자존심 상했습니다.

학기 시작하고 일주일이 지나서 담임 선생님을 만나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본 정호의 모습에서 조금은 안심이 되었지만 그래도 요즘 학생들의 분위기를 모르는 터라 조심스러웠습니디. 그러나 정호는 너무도 잘 적응하고 있었습니다. 정호의 담임 선생님은 정호가 모든 면에서 탁월하며 모든 수업을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너무도 적극적이며 활발해서 반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좋다고 하더군요.

이후에 정호가 학교에서 받아온 과제나 , 시험 등을보면 처음부터 늘 반에서도 최상급 점수를  받고 힘든거 없냐고 물을 때 마다 없다고 자신있게 대답했구요. 중간고사에서는 한 과목을 제외하곤 모두 A 를 받아 저나 엄마 모두 놀라며 기뻐했었지요. 그 한 과목이 종교학이였는데 정호가 다니는 학교가 Catholic school 이다 보니 중요한 과목 중의 하나였는데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성경을 접한 정호에게는 힘든 과목이였나 봐요.

사실 전 정호에게 공부나 성적보다는 이곳 생활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히기를 바랬습니다. 그래서 언니가 처음에 tutor를 부탁했을 때도 그런거 필요없다며 책만 열심히 읽으면 된다고 했고 축구나 아이스하키 같은 클럽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이 정호에게 더 많은 추억을 남긴다고 생각했습니다. 1년 동안은 그저 영어를 느끼고 갈 수만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큰 수확이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지금의 정호를 보고 있노라면 돈 아깝지 않게 배워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저희 아빠 레스토랑을 찾는 한국 유학생들을 보고 있노라면 저도 모르게 중얼거리는 말이 있습니다. " 정호만도 못한놈들......" 그리곤 일부러 정호를 데리고 인사를 하기도 한답니다. 물론 그 유학생들은 정호가 이제 캐나다에 온지 2~3달 밖에 안됐다는 사실을 믿지 않으려 하구요.

지금 정호가 온지 8개월 남짓되는데 이제는 거의 캐내디언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실력이 되었습니다. 이제 2달 있으면 간다는 생각을 하니 조금 아쉽고 더 잘해주지 못 한게 미안합니다. 이곳에 있는 동안 엄마와의 약속을 지키느라 매일 책을 읽는 정호의 모습이 한국에서도 계속 되기를 바라며, 정호의 발전해 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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